재테크에 있어서 전문가의 역할
<시골의사 박경철 퍼옴>

필자는 항상 이 말로 인해 스스로 많은 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전문가는 결단코 없다
단지 달인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필자의 책에 등장하는 출판사의 저자 소개에는 전문가라는 말이 최소 두세 번쯤 나온다.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은 교재를 찾는 일이다.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성공담과 자화자찬이 담겨있고, 가끔 실패를 이야기하더라도 그것 역시 결과적으로는 성공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겠다는 것에는 별반 다름이 없다.
경제신문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가 실린다.
그리고 그곳에는 부동산 전문가, 은행 PB, 증권사 투자전략팀장, 애널리스트, 들의 이야기가 분석과 전망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우리는 그곳에 원고를 기고하거나 혹은 그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금과옥조로 여기는데 필자를 포함한 그들은 왜 그곳에다 글을 적거나 방송에 출연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것일까?라는 가장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의문이다.
그들은 증권시장이 급락하면 그 이유를 말하고, 지지선과 목표가를 이야기하고,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족집게 부동산 도사는 왜 스스로가 그 땅을 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사라고 하는 것일까?
주식에 도통한 전문가들은 왜 사람들에게 투자유망종목을 고르면서 스스로는 그것을 사지 않는 것일까?
이미 그들은 충분한 부자이기 때문일까?
아쉽게도 그곳에 돈의 논리가 숨어있다.
앞서 말했듯이 가격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떤 종목 어떤 대상이라도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가격이란 당시의 사람들의 심리의 반영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가격을 예측할 수 있고 실제 그것이 항상 들어맞는다면 기본적으로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시장이란 대상물을 사고파는 행위로써 존재한다.
또 대상물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의견 차이가 가격이다.
이때 누군가가 상승과 하락의 방향을 모두 맞힌다면 시장은 그 사람이 장악하게 된다.
복리효과를 감안한다면 누군가가 거래에서 연속적으로 100번 이상 방향을 맞힌다면 그 사람은 지구를 살 수도 있다.
시장은, 혹은 가격은 그것이 예측 불가능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조금 복잡하고 정교한 개념이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절대 가격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초보자의 행운처럼 인간의 행위란 가속도가 있기 때문에 상승이나 하락 추세를 보이는 시장에서 방향성을 타서 일시적으로 수익이 날 지 몰라도 그 행위가 반복되면 결국 그것은 평균에 회귀한다.
때문에 전문가란 이러한 방향성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오랜 경험으로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금 시장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바람이 남쪽으로 불면 파란 깃발을 바람이 북쪽으로 불면 빨간 깃발을 든다.
줄곳 북풍이 불다가 지금 남풍이 불면 10분 후에도 남풍이 불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1분 후에 동풍으로 바뀌면 그때는 다시 노란 깃발을 들면 된다.
전문가들은 남풍이 불면 파란 깃발을 들 줄 아는 사람이고, 초보자들은 지금 남풍이라면 다음에는 북풍이 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바람이 지금 이 순간 갑자기 방향을 바꿔 서풍으로 변한다면 두 사람이 다 틀리지만, 전문가는 다시 녹색 깃발로 바꾸고, 초보자는 이번에는 북풍 차례라고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전문가는 모멘텀을 설명하는 해설자이다.
그들은 지난 일 년간 부동산이 올랐으면 내일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만약 지난 3년간 집값이 평당 1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이 되었다면 비록 조정은 있더라도 여전히 부동산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개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옳다.
지금 주식시장의 전문가들 중에는 주가가 상승하면 신문이나 방송에 등장해서 특정 주식을 추천하고 전망하는 일류 전문가들이 많지만, 필자가 아는 한 그중의 상당수는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 싱가포르, 홍콩으로 도망을 가거나, 스스로가 거덜 난 경우도 적지 않다.
지금 부동산 전문가로 행세하는 어떤 사람은 쓸모없는 땅을 사서 소문을 낸 다음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을 할지언정, 절대로 자신의 돈으로 부동산을 사는 법은 없다.
이것은 전문가로서의 입장과 투자자로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증권 계좌에 5종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당신의 의사결정구조는 분명히 수천 개의 종목 중에서 그 5개가 가장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이 돈을 가지고 있다면 그 5 종목을 지금 살 것인가를 자문해보면 아마 그중에 80 % 는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은마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팔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지만, 만약 지금 당신이 그에 상당하는 돈이 있다면 은마 아파트를 사겠는가?
아니면 다른 아파트를 선택하거나 투자를 보류하겠는가? 를 생각할 때는 입장이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보유자의 심리와 전문가의 심리다
돈을 가지고 무엇을 사려고 할 때 당신은 이미 전문가의 심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무엇인가를 사들이는 순간부터 당신은 범부가 되고 당신의 손에는 파란 깃발만 쥐어지거나, 혹은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곱 색깔의 무지개 빛 깃발이 들려질 뿐이다.
따라서 전문가의 생각이란 자신이 직접 투자하지 않는 사람( 혹은 남에게 말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의 생각이고, 초보자란 스스로가 그 상황에 빠져 있는 사람의 생각이다.
그래서 실제 투자에서 전문가의 생각이 일부라도 유용하다면 그것은 전문가가 현자이거나 전문가의 눈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상황에 매몰된 사람과 직업상 그것을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다.
그래서 전문가는 자신의 계좌에 편입되어 있는 주식에 대한 전망을 하면 대개가 틀리고, 자신의 계좌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종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대개 평균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주관과 객관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본시장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축구경기를 보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자기가 현재 어떤 플레이를 하고 있는지 경기 전체를 조망할 수 없다.
그는 단지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할 뿐 자신의 시야 밖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경기를 해설하는 해설자는 선수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연신 선수들의 움직임을 질타하지만 막상 그에게 축구화를 신겨서 경기장으로 내려보낸다면 벤치워머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재테크에 있어서 전문가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투자자들은 단지 전문가의 이야기를 객관적 관찰자의 이야기로 참고할 뿐 그것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즉 축구 해설자의 경기 설명은 가끔 내가 모르는 용어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궁극적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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